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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낭시에 만들기 — 아몬드 버터 향 프랑스 과자 레시피

목차

오븐 문을 열자 진한 갈색 버터 향이 부엌을 가득 채운다.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금괴 모양 과자가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부풀어 오른 순간, 비로소 휘낭시에가 완성됐음을 알 수 있다. 카페 진열대에서 한 입에 사라지는 이 작은 과자는 사실 태운 버터 향 하나로 승부를 보는, 의외로 정직한 레시피다.

흔히 마들렌과 한 묶음으로 불리지만 둘은 출발점이 다르다. 마들렌이 전란과 일반 버터로 폭신함을 노린다면, 휘낭시에는 흰자만 쓰고 버터를 일부러 태워 고소함과 촉촉함을 끌어올린다. 이 글에서는 태운 버터를 다루는 법부터 굽기까지, 실패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6단계를 순서대로 풀어 본다.

1단계. 재료 계량과 도구 준비

휘낭시에는 재료 가짓수가 적어 계량이 곧 맛이다. 12개 분량 기준으로 무염 버터 100g, 슈거파우더(또는 곱게 간 설탕) 90g, 아몬드 가루 50g, 박력분 40g, 달걀 흰자 100g(약 3개분), 소금 한 꼬집을 준비한다. 바닐라나 꿀 한 작은술을 더하면 향이 한층 둥글어진다.

틀은 전용 금괴 모양 틀이 가장 좋지만, 없다면 미니 머핀 틀이나 작은 직사각 실리콘 틀로도 충분하다. 금속 틀이라면 녹인 버터를 얇게 바르고 밀가루를 살짝 묻혀 두어야 가장자리가 깔끔하게 떨어진다.

2단계. 버터를 갈색으로 태우기(뵈르 누아제트)

이 단계가 휘낭시에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작은 냄비에 버터 100g을 넣고 중약불로 녹이면 처음에는 부글거리며 흰 거품이 올라온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거품이 잦아들고, 바닥에 가라앉은 유고형분이 연한 갈색으로 변하며 헤이즐넛 같은 고소한 향이 퍼지기 시작한다.

색이 황금빛 갈색에 이르면 즉시 불을 끄고 냄비를 찬물에 살짝 담가 온도를 떨어뜨린다. 갈변은 순식간에 타는 단계로 넘어가므로 향이 올라오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태운 버터는 체에 한 번 걸러 검게 탄 입자를 제거하면 뒷맛이 깔끔해진다.

버터 태우기 실패 방지 팁
바닥이 두꺼운 밝은색 냄비를 쓰면 색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쉽다. 코팅이 어두운 냄비에서는 갈색을 분간하기 어려워 자칫 태우기 십상이다. 향이 먼저 오고 색이 따라온다 — 헤이즐넛 향이 나면 그때부터 10~20초가 승부처다.

3단계. 가루 재료 섞기

볼에 슈거파우더, 아몬드 가루, 박력분,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고루 섞는다. 아몬드 가루는 덩어리가 지기 쉬우므로 한 번 체에 내려 주면 반죽이 매끄러워진다. 가루를 미리 잘 섞어 두면 흰자를 넣은 뒤 과하게 젓지 않아도 돼 식감이 질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설탕을 슈거파우더로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자가 고와 흰자에 빠르게 녹아들어 매끈한 반죽이 만들어지고, 구웠을 때 표면이 더 곱게 마무리된다.

4단계. 흰자와 버터를 더해 반죽 완성하기

가루 가운데를 우물처럼 만들고 달걀 흰자를 부어 가볍게 섞는다. 흰자는 거품을 내지 않고 풀어만 둔 상태로 쓴다. 머랭을 올리는 과자가 아니라, 흰자의 수분과 단백질로 촉촉함과 쫀득함을 잡는 반죽이기 때문이다.

가루와 흰자가 어우러지면 한 김 식힌 갈색 버터를 두세 번에 나눠 넣으며 섞는다. 버터가 너무 뜨거우면 흰자가 익어 버리니 손등에 댔을 때 따뜻한 정도까지 식힌 뒤 넣는 것이 안전하다. 윤기 나는 반죽이 완성되면 밀착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최소 1시간, 가능하면 하룻밤 휴지시킨다.

왜 반죽을 휴지시킬까
차게 둔 반죽은 밀가루의 글루텐이 안정되고 버터가 굳으면서, 오븐에 들어갔을 때 천천히 부풀어 가장자리가 더 바삭하게 굽힌다. 시간이 없다면 30분이라도 냉장하는 편이 바로 굽는 것보다 식감이 낫다.

5단계. 틀에 담아 굽기

오븐을 200℃로 예열한다. 짤주머니에 반죽을 담아 틀의 80% 정도까지 채우면 굽는 동안 자연스럽게 봉긋 부풀어 가운데가 살짝 솟는다. 윗면을 평평하게 고를 필요는 없다. 원한다면 반으로 가른 아몬드나 라즈베리를 한 알 올려 변화를 줘도 좋다.

200℃에서 5분간 구워 표면을 빠르게 부풀린 뒤, 180℃로 낮춰 8~10분 더 굽는다. 가장자리가 진한 갈색을 띠고 가운데가 탄력 있게 올라오면 다 익은 것이다. 오븐마다 화력이 다르므로 첫 굽기에는 12분 무렵부터 색을 살피며 조절한다.

6단계. 식히기와 보관

구워진 휘낭시에는 틀에서 5분 정도 두었다가 식힘망으로 옮긴다. 갓 구웠을 때는 가장자리가 바삭하고 속이 촉촉한 대비가 가장 또렷하다.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으면 실온에서 2~3일간 촉촉함이 유지되며, 하루 지난 것은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살짝 데우면 바삭함이 되살아난다.

버터 함량이 높은 과자인 만큼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한 김 식힌 직후 개별 포장해 냉동하는 편이 향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먹기 전 실온에 잠시 두면 처음의 풍미가 거의 그대로 돌아온다.

자주 묻는 질문

휘낭시에와 마들렌은 무엇이 다른가요?
마들렌은 전란과 녹인 일반 버터로 만들어 조개 모양으로 굽고 폭신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휘낭시에는 달걀 흰자만 쓰고 버터를 갈색으로 태워 금괴 모양으로 구워, 더 고소하고 촉촉하면서 가장자리가 바삭합니다.
아몬드 가루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아몬드 가루가 휘낭시에 특유의 고소함을 만들기 때문에 빼면 풍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대체한다면 같은 양의 헤이즐넛 가루를 쓰면 비슷한 결을 낼 수 있고, 정 없을 때는 박력분 비중을 조금 늘리되 향이 단조로워진다는 점을 감안하세요.
남은 달걀 노른자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휘낭시에는 흰자만 쓰므로 노른자가 남습니다. 커스터드 크림이나 크렘 브륄레, 마요네즈, 달걀물 코팅 등에 활용하면 버리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노른자는 냉장에서 1~2일 안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