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노하우육수 3종 내는 법 — 멸치·다시마·사골 기본 육수 완벽 가이드

육수 3종 내는 법 — 멸치·다시마·사골 기본 육수 완벽 가이드

목차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시판 육수 팩이나 다시 분말에 손이 가는 집이 많다. 그런데 국 한 솥의 깊이를 결정하는 건 결국 바닥에 깔린 육수다. 같은 된장, 같은 무를 넣어도 멸치를 마른 팬에 한 번 볶아 우린 국물과 그냥 끓인 물은 첫 숟갈부터 갈린다. 이 글은 멸치·다시마·사골 세 가지 기본 육수를 각각 어떤 순서로, 몇 분 동안, 어떤 비율로 내는지를 단계별로 풀어 본다. 한 번 익혀 두면 국·찌개·전골·국수까지 전부 응용된다.

1단계. 멸치·다시마 기본 육수 — 국·찌개의 만능 베이스

가장 활용도가 높은 육수다. 멸치의 이노신산과 다시마의 글루탐산이 만나 감칠맛이 배가되기 때문에, 둘을 따로 쓰는 것보다 함께 쓰는 편이 훨씬 깊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두 가지 이상의 감칠맛 성분이 결합하면 단독으로 쓸 때보다 감칠맛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간다.

먼저 국물용 다시마는 물에 헹구지 말고 젖은 면포로 표면의 흰 가루만 가볍게 닦는다. 흰 가루는 만니톨이라는 단맛 성분이라 물로 씻으면 함께 날아간다. 중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어 낸 뒤 마른 팬에 1~2분 볶아 비린내를 날린다.

찬물 1L에 손질한 멸치 15~20g(10마리 안팎)과 다시마 한 장(약 5×5cm)을 넣고 중불에 올린다. 다시마는 물이 끓기 시작하는 순간 반드시 건져 낸다.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알긴산 같은 점액질과 쓴맛, 비린 향이 우러나 국물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다시마를 건진 뒤 멸치만 10분 정도 더 끓이고 체에 거르면 맑고 개운한 기본 육수가 완성된다.

맛 한 끗 팁
더 맑고 시원한 국물을 원하면 멸치·다시마를 찬물에 6시간 이상 담가 냉장고에서 우리는 냉침 방식을 쓴다. 가열하지 않아 비린내와 쓴맛이 거의 없어 잔치국수·물냉면 육수에 잘 맞는다. 진한 국물이 필요하면 여기에 마른 새우나 표고 기둥을 한 줌 더한다.

2단계. 다시마 채수 단독 육수 — 담백한 채식 베이스

고기나 멸치 없이 채소만으로 감칠맛을 내고 싶을 때 쓰는 육수다. 다시마의 글루탐산이 중심이 되고, 여기에 무·대파 뿌리·표고버섯을 더하면 동물성 재료 없이도 입에 감기는 국물이 나온다. 사찰음식이나 담백한 국수, 두부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린다.

찬물 1L에 다시마 5×5cm 한두 장, 무 100g(반달 썰기), 표고버섯 2~3개, 대파 뿌리나 흰 부분을 넣고 약불에서 천천히 데운다. 여기서도 핵심은 같다. 끓어오르기 직전, 작은 기포가 가장자리에 맺힐 때 다시마부터 건진다. 나머지 채소는 15~20분간 더 우린 뒤 건져 낸다.

다시마 채수는 그 자체로 간이 거의 없으므로, 사용할 때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맞춘다. 표고를 넣으면 구아닐산이라는 또 다른 감칠맛 성분이 더해져 채수임에도 깊은 맛이 난다. 무가 들어가면 끝맛이 시원하게 떨어진다.

3단계. 사골 육수 — 진하고 뽀얀 보양 베이스

설렁탕·곰탕·떡국의 바탕이 되는 진한 국물이다. 멸치·다시마 육수가 10여 분이면 끝나는 데 비해 사골은 시간과 손이 가장 많이 든다. 그만큼 한 번 제대로 우려 두면 소분 냉동해 두고두고 쓴다.

가장 먼저 핏물을 빼는 과정이 중요하다. 사골을 찬물에 1~2시간, 중간에 물을 두세 번 갈아 가며 담가 둔다. 핏물을 충분히 빼야 잡내가 없고 국물이 맑고 뽀얗게 나온다. 그다음 끓는 물에 사골을 5~10분 데친 뒤 첫물은 통째로 버린다. 이 첫 삶은 물에 불순물과 기름, 잡내가 가장 많이 빠진다.

데친 사골을 헹궈 새 물을 붓고 본격적으로 우린다. 한 번에 6시간 기준으로 끓이고, 국물을 따라 낸 뒤 다시 물을 부어 같은 방식으로 우리기를 총 3회 반복한다. 3회까지의 국물을 모두 합치면 첫 회의 진한 맛과 뒤 회의 깔끔한 맛이 어우러진다. 식힌 뒤 표면에 굳은 기름을 걷어 내면 열량도 낮추고 뒷맛도 깔끔해진다.

4단계. 보관과 활용 — 한 번에 넉넉히, 소분 냉동

육수는 만든 김에 넉넉히 내어 나눠 두는 편이 효율적이다. 완전히 식힌 육수를 한 끼 분량씩 지퍼백이나 실리콘 큐브에 담아 냉동하면 필요할 때 한 덩이씩 꺼내 쓸 수 있다. 멸치·다시마 육수는 냉장 2~3일, 냉동 약 한 달, 사골 육수는 기름을 걷어 낸 상태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활용은 베이스 성격에 맞춘다. 멸치·다시마 육수는 된장국·미역국·칼국수처럼 거의 모든 한식 국물에, 다시마 채수는 담백한 국수와 나물 무침·조림 물에, 사골 육수는 떡국·만둣국·국밥에 쓴다. 식약처는 국물 음식의 나트륨 과다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는데, 육수를 직접 내면 간을 마지막에 본인이 조절할 수 있어 시판 분말보다 나트륨을 관리하기 쉽다.

다시마는 왜 끓기 전에 건져야 하나요?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알긴산 같은 점액질과 함께 쓴맛·비린 향이 우러나 국물이 탁해지고 미끈해진다. 끓어오르기 직전에 건지면 글루탐산 감칠맛만 깔끔하게 남는다.
멸치를 왜 팬에 볶나요?
머리와 내장을 떼어 비린내 원인을 먼저 줄인 뒤, 마른 팬에 1~2분 볶으면 수분과 비린 향이 날아가고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 볶지 않으면 국물에서 비린 맛이 도드라질 수 있다.
사골은 왜 첫 삶은 물을 버리나요?
핏물을 뺀 뒤에도 처음 데치는 물에는 남은 불순물과 기름, 잡내가 많이 빠져 나온다. 이 첫물을 버리고 새 물로 우려야 국물이 맑고 뽀얗게 완성된다.
사골은 몇 번까지 우리는 게 좋나요?
농촌진흥청·한국식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시간씩 총 3회 우리는 것이 가장 좋다. 4회 이상부터는 콘드로이친황산과 칼슘 등 영양 성분이 크게 줄어 들면서 맛도 밍밍해진다.

세 가지 육수는 결국 한 가지 원리로 통한다. 끓이는 시간을 재료에 맞게 다스리고, 감칠맛 성분이 가장 잘 우러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오늘 저녁 국 한 솥을 끓일 때 시판 분말 대신 멸치 열 마리와 다시마 한 장으로 시작해 보자. 첫 숟갈의 차이가 곧바로 느껴질 것이다. 우려 둔 육수가 남으면 소분 냉동해 두고, 전·조림 같은 다른 요리에 그대로 활용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