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도마 위에 올린 통고등어 한 마리. 칼을 어디부터 대야 할지 몰라 비늘만 사방으로 튀기다 결국 마트 손질 생선으로 돌아간 경험은 흔하다. 사실 생선 손질은 순서만 지키면 누구나 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다. 비늘을 먼저 긁고,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아가미를 제거한 뒤 물기를 닦는 이 네 박자가 핵심이다. 여기에 세 장 뜨기까지 익히면 횟감과 구이용 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1단계. 비늘 긁고 지느러미부터 정리한다
손질의 첫 단추는 비늘 제거다. 비늘이 붙은 채 조리하면 식감이 거칠고 비린내의 원인이 된다. 꼬리에서 머리 방향으로, 즉 비늘이 박힌 결을 거슬러 칼등이나 비늘제거기를 짧게 밀어 긁는다. 등지느러미 주변과 배 가장자리, 아가미 뒤쪽은 비늘이 잘 남는 부위라 한 번 더 확인한다.
비늘이 사방으로 튀는 게 싫다면 큰 볼에 물을 받아 물속에서 긁거나, 비닐봉지 안에서 작업하면 주방이 훨씬 깨끗하다. 비늘을 끝낸 뒤에는 주방가위로 등·배·꼬리 지느러미를 바짝 잘라낸다. 밑동 가시가 손을 찌르기 쉬워 이 단계에서 미리 제거해 두면 안전하다.
2단계. 배를 갈라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한다
비늘과 지느러미를 정리했다면 항문 부근에서 머리 쪽으로 배를 얕게 가른다. 칼을 너무 깊이 넣으면 쓸개가 터져 쓴맛이 살에 밴다. 배를 연 뒤 검지로 내장을 머리 쪽 끝까지 훑어 한 번에 빼낸다. 등뼈를 따라 길게 붙은 검붉은 핏줄(신장)은 비린내의 주범이므로, 칼끝이나 숟가락 끝으로 막을 긁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다.
구이나 조림처럼 머리를 살릴 요리라면 아가미만 따로 제거한다. 아가미 뚜껑을 들추고 위아래 연결부를 가위로 끊은 뒤 통째로 당겨 빼면 된다. 아가미와 핏물이 남으면 아무리 신선한 생선도 잡내가 나기 때문에, 이 부위 처리가 비린내를 좌우한다고 봐도 된다.
3단계. 소금물로 헹궈 비린내를 잡고 물기를 없앤다
내장과 아가미까지 제거했다면 옅은 소금물에 가볍게 헹군다. 물 1L에 소금 약 30g(3% 농도)의 옅은 소금물은 핏물과 표면 점액을 효과적으로 씻어내면서도 살이 무르지 않게 돕는다. 단, 오래 담그면 살이 짜지고 수분이 빠져 퍽퍽해지므로 짧게 헹구는 정도로 끝낸다.
이 단계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물기 제거다. 손질한 생선은 키친타월로 안팎의 물기를 꼼꼼히 닦아야 한다. 물기가 남으면 구울 때 기름이 튀고 껍질이 들러붙으며, 냉장 보관 시 표면이 빨리 미끈거린다. 바로 조리하지 않을 경우 토막이나 포로 나눈 뒤 한 끼 분량씩 랩이나 지퍼백에 평평하게 담아 냉동하면 해동 후에도 식감이 살아 있다.
4단계. 세 장 뜨기로 포를 떠 횟감·구이용 살을 만든다
회나 생선가스, 조림용 살이 필요하면 세 장 뜨기(삼매오로시)로 포를 뜬다. 먼저 머리를 잘라낸 뒤, 등뼈 위쪽에 칼을 평평하게 눕혀 꼬리까지 한 번에 밀어 한쪽 살을 떼어낸다. 뒤집어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떼면 살 두 장과 가운데 등뼈 한 장, 총 세 장이 나와 세 장 뜨기라 부른다.
떠낸 살에는 잔가시가 남아 있다. 가운데 가시줄을 손끝으로 더듬어 위치를 확인하고 가시제거 핀셋이나 족집게로 결 방향대로 뽑는다. 마지막으로 껍질을 벗기려면, 꼬리 쪽 살과 껍질 사이에 칼을 끼워 넣고 껍질을 도마에 눌러 고정한 채 칼을 좌우로 흔들며 밀면 살만 깔끔하게 분리된다. 회로 먹을 때는 껍질을 벗기고, 소금구이처럼 껍질의 고소함을 살릴 때는 붙인 채로 둔다.
어종별로 손질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다
고등어·삼치 같은 등푸른생선은 핏물과 신장 제거가 특히 중요해 옅은 소금물 헹굼을 꼼꼼히 한다. 갈치는 은빛 표면이 약해 비늘 대신 마른행주로 살살 닦아내고, 광어·도다리 같은 가자미류는 살이 얇아 칼을 더 눕혀 떠야 한다. 손질한 등푸른생선 살은 고등어 덮밥(사바동) 같은 한 그릇 요리로 바로 이어가기 좋고, 새우처럼 비늘이 없는 갑각류는 내장(등쪽 검은 줄)만 이쑤시개로 빼면 되어 깐쇼새우처럼 곧장 조리에 쓸 수 있다.
손질하며 나온 머리와 등뼈도 버릴 필요가 없다. 가볍게 구워 끓이면 진한 생선 육수가 되는데, 기본 육수 만드는 법의 원리를 응용하면 탕·찌개용 베이스로 손색이 없다. 손질의 마지막은 결국 버릴 것과 쓸 것을 가르는 일이기도 하다.
자주 묻는 질문
비린내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손질한 생선은 얼마나 보관할 수 있나?
초보자도 세 장 뜨기가 가능할까?
통생선과 손질 생선, 어느 쪽이 나을까?
정리하면 생선 손질은 비늘 → 내장·아가미 → 소금물 헹굼·물기 제거 → 포 뜨기의 순서를 지키는 일이다. 오늘 마트에서 통생선 한 마리를 골라 위 4단계대로 직접 손질해 보면, 다음번엔 손이 먼저 순서를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