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일식사바동 만들기 — 고등어 조림 올린 일본식 덮밥

사바동 만들기 — 고등어 조림 올린 일본식 덮밥

목차

퇴근길 편의점 도시락도 식상해질 무렵, 냉장고 한 칸에 고등어 한 손이 남아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라이팬에 간장과 미림을 끓여 고등어를 자작하게 졸인 뒤, 김 오르는 흰밥 위에 통째로 얹으면 그것만으로 한 끼가 완성된다. 사바동은 이렇게 손이 덜 가면서도 비린내 없이 깊은 감칠맛을 내는 일본식 고등어 덮밥이다. 이 글은 가정에서 흔히 굽기만 하던 고등어를 덮밥 한 그릇으로 바꾸는 과정을, 비린내를 잡는 손질부터 소스 농도까지 단계별로 정리한다.

1단계. 고등어 손질과 비린내 잡기

사바동의 성패는 첫 단계에서 갈린다. 고등어 비린내의 정체는 살 속 지방이 공기와 만나 산화하며 생기는 휘발성 물질이라, 굽기 전에 이 냄새 인자를 줄여두면 소스가 훨씬 깔끔하게 입혀진다. 생물 고등어를 쓴다면 배 쪽 검은 막과 핏줄을 흐르는 물에 닦아내는 것이 먼저다.

손질한 두 쪽 살을 쌀뜨물이나 식초 한 큰술 푼 물에 5분 정도 담갔다 건진다. 쌀뜨물 속 전분이 잡내를 흡착하고, 식초의 산은 비린 성분을 중화한다. 건진 뒤에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눌러 닦는다. 표면이 젖어 있으면 굽는 단계에서 기름이 튀고 껍질이 팬에 들러붙는다.

💡 물기 제거가 8할
고등어 껍질에 칼집을 어슷하게 2~3번 넣어두면 소스가 속까지 배고, 굽는 동안 살이 휘어 오그라드는 것도 막아준다. 칼집은 살까지 깊게 넣지 말고 껍질만 살짝 가른다는 느낌으로 넣는다.

2단계. 고등어 초벌로 굽기

일본 가정식 사바동은 고등어를 소스에 바로 넣지 않고 먼저 노릇하게 굽는 방식을 즐겨 쓴다. 표면을 단단히 익혀 두면 졸이는 동안 살이 부서지지 않고, 노릇하게 구워질 때 생기는 고소한 풍미가 비린맛을 한 번 더 눌러준다.

팬을 중강불로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껍질이 아래로 가도록 고등어를 올린다. 처음 2분간은 뒤집지 않는다. 껍질이 바삭하게 고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만 뒤집어 살 쪽을 1분 더 익히면 초벌이 끝난다. 이 단계에서 속까지 완전히 익힐 필요는 없다. 다음 단계에서 소스에 졸이며 마저 익기 때문이다.

3단계. 단짠 간장 소스 졸이기

사바동 소스의 기본 비율은 간장 3 : 미림 2 : 설탕 1에 물을 적당히 더하는 것이다. 여기에 저민 생강 두세 쪽을 넣으면 비린내를 잡는 마지막 안전장치가 된다. 생강의 향 성분이 생선 지방산에서 나는 냄새를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 청주나 맛술이 있다면 한 큰술 더해 잡내를 한 번 더 날린다.

초벌한 고등어가 담긴 팬에 소스를 붓고 중불로 줄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숟가락으로 소스를 생선 위에 계속 끼얹어가며 5~7분 졸인다. 끼얹는 동작은 생략하기 쉽지만, 윗면까지 양념색이 고르게 입는 핵심이라 거르지 않는 편이 좋다. 소스가 처음의 절반으로 줄고 윤기 나게 걸쭉해지면 불을 끈다.

4단계. 밥 위에 올려 그릇 완성하기

덮밥 그릇에 따뜻한 밥을 넉넉히 담고, 졸인 고등어를 살이 부서지지 않게 통째로 올린다. 팬에 남은 소스는 밥 가장자리를 따라 한두 숟갈 둘러준다. 소스가 밥에 스미면서 마지막 한 술까지 간이 배도록 하는 마무리다.

고명은 취향껏 더한다. 송송 썬 쪽파와 흰깨를 뿌리면 색과 고소함이 살고, 채 썬 김이나 반숙 달걀노른자를 올리면 규동 못지않은 한 그릇이 된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시치미나 고춧가루를 살짝 곁들여도 좋다. 한국식으로 즐기고 싶다면 졸인 무 한 토막을 함께 얹어 새우 솥밥 같은 밥요리처럼 밥과 비벼 먹는 방식도 잘 어울린다.

한국식 고등어조림과 무엇이 다를까

같은 고등어를 졸여도 결과물의 성격은 꽤 다르다. 어떤 방향으로 만들지 정하면 재료 준비부터 달라지므로, 두 방식의 차이를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일본식 사바동한국식 고등어조림
맛 방향간장 단짠, 윤기매콤 칼칼, 자작
바탕 양념간장·미림·설탕고춧가루·고추장·마늘
함께 넣는 채소생강·쪽파(고명)무·대파·청양고추
먹는 형태밥 위 덮밥(주식)밥반찬

정리하면, 칼칼한 밥반찬이 필요할 땐 한국식 조림이, 한 그릇으로 끝내는 든든한 식사가 필요할 땐 사바동이 어울린다. 같은 고등어 한 손으로 기분에 따라 두 갈래를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재료의 매력이다.

자주 묻는 질문

자반고등어로 만들어도 되나요?
가능하다. 다만 자반은 이미 소금간이 되어 있으므로 소스의 간장과 설탕을 평소의 70%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짠맛이 강하다 싶으면 굽기 전 찬물에 10분 담가 염분을 살짝 빼낸 뒤 사용한다.
비린내가 끝까지 남는데 원인이 뭔가요?
대개 물기 제거가 덜 됐거나 배 쪽 검은 막을 안 닦아낸 경우다. 비린맛은 지방 산화에서 비롯되므로, 신선도가 떨어진 고등어일수록 생강·청주 양을 늘리고 굽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림이 없으면 무엇으로 대체하나요?
맛술이 가장 가깝고, 둘 다 없다면 설탕을 조금 늘리고 청주나 소주를 약간 더해 단맛과 알코올 풍미를 흉내 낼 수 있다. 다만 미림 특유의 윤기는 덜하므로 마지막에 물엿 한 작은술을 더해 광택을 보완하면 좋다.

오늘 저녁, 굽기만 반복하던 고등어 한 손을 꺼내 사바동에 도전해 보자. 비린내를 잡는 첫 단계만 거르지 않는다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는 메뉴다. 만들어 본 뒤에는 무를 곁들인 한국식, 노른자를 올린 일본식 등 자신만의 조합을 기록해두면 다음 한 그릇이 한층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