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요리콩나물 솥밥 만들기 — 양념장에 비벼 먹는 한 그릇 솥밥

콩나물 솥밥 만들기 — 양념장에 비벼 먹는 한 그릇 솥밥

목차

쌀을 안친 솥 위에 콩나물 한 줌을 가득 올리고 뚜껑을 덮으면, 십 분쯤 지나 부엌에 고소한 콩 향이 퍼진다. 뜸을 들인 솥을 열면 노랗게 익은 콩나물이 밥 위에서 김을 뿜는다. 콩나물 솥밥은 거창한 재료 없이도 이 한 장면으로 완성되는, 양념장 하나면 충분한 한 그릇이다. 아래 다섯 단계만 따라가면 질지 않고 콩 비린내 없는 솥밥을 누구나 지을 수 있다.

콩나물은 대두를 어두운 곳에서 발아시켜 기른 채소로, 발아 과정에서 본래 콩에는 거의 없던 비타민 C가 생긴다(농촌진흥청). 수분이 많고 열량은 낮은 편이라 밥에 올려도 무겁지 않은데, 바로 이 수분이 솥밥에서는 변수가 된다. 전복이나 해산물을 넣는 전복 솥밥과 달리 콩나물 솥밥은 재료가 단출한 대신 밥물 조절이 맛을 가른다. 단계별로 짚어 보자.

1단계. 쌀 씻어 30분 불리기

먼저 쌀 2컵을 가볍게 헹군다. 백미는 도정 후 표면에 미강과 먼지가 남아 있어 여러 번 가볍게 헹궈 내는 것이 권장된다(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박 문지를 필요는 없고, 물을 갈아가며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

헹군 쌀은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30분쯤 불린다. 불리는 시간에 따라 쌀이 흡수하는 수분량이 달라지고, 그만큼 나중에 잡는 밥물 양도 달라진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밥알 속까지 익는 데 시간이 더 걸려 겉만 무르고 속은 단단한 밥이 되기 쉽다.

시간이 없다면 미지근한 물에 15분만 불려도 된다. 다만 불림이 짧으면 밥물을 평소보다 아주 살짝 넉넉히 잡아 균형을 맞춘다.

2단계. 콩나물 다듬고 씻기

콩나물 한 줌(약 200g)을 준비한다. 꼬리(잔뿌리)가 거슬리면 떼어 내되, 그대로 두어도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 취향껏 하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콩나물 같은 새싹·발아 채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조리하고, 구입 후에는 냉장 보관하며 가급적 빨리 먹을 것을 권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

씻은 콩나물은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기가 줄줄 흐르는 채로 솥에 올리면 그만큼 밥이 질어진다. 콩나물은 본래 수분이 많아 가열 중에 물을 더 내놓기 때문에, 손질 단계에서 겉물을 빼 두는 것만으로도 밥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3단계. 밥물은 평소보다 적게 잡기

불린 쌀을 솥에 옮기고 밥물을 붓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물을 평소보다 줄이는 것이다. 콩나물은 수분이 많아 솥밥에 함께 넣으면 가열 중 물이 배어 나오므로, 일반 밥 지을 때보다 물을 적게 잡아야 질지 않은 밥이 된다(한국식품연구원).

감을 잡기 어렵다면 평소 흰쌀밥 밥물의 약 80% 정도에서 시작해 보자. 쌀 2컵 기준이라면 손가락 한 마디보다 살짝 적게 물을 잡는 셈이다. 그 위에 손질한 콩나물을 봉긋하게 올린다. 콩나물에서 나올 물까지 더하면 결과적으로 밥물 양이 맞아떨어진다.

4단계. 강불에 올렸다가 약불로 익히기

뚜껑을 덮고 센 불에 올린다. 물이 끓어오르며 김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12~15분 정도 더 익힌다. 이때 콩 비린내를 줄이는 요령이 하나 있다. 가열 중 뚜껑을 여닫는 횟수를 최소화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익히는 것이 좋다는 조리 원리다(농촌진흥청).

중간에 궁금하다고 자꾸 뚜껑을 열면 온도가 떨어지면서 콩나물이 어중간하게 익어 비린맛이 남기 쉽다. 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새어 나오는 김과 냄새로 짐작하면 된다.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김이 잦아들면 거의 다 된 신호다.

5단계. 뜸 들이고 양념장에 비비기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로 10분쯤 뜸을 들인다. 이 시간 동안 솥 안의 열이 밥알 속까지 마저 퍼지고, 바닥에는 살짝 누룽지가 앉는다. 뜸을 들이는 사이 양념장을 만든다. 진간장 세 큰술에 다진 파,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다진 마늘 약간을 섞으면 끝이다. 매운맛을 원하면 청양고추를 다져 넣는다.

뚜껑을 열어 콩나물과 밥을 주걱으로 위아래 가볍게 섞은 뒤, 그릇에 퍼 담고 양념장을 둘러 비벼 먹는다. 콩나물의 아삭함, 밥알의 차진 식감, 양념장의 짭조름한 감칠맛이 한 숟갈에 모인다. 솥밥은 이렇게 한 솥에서 재료의 수분과 향이 밥에 배는 조리법이라, 따로 반찬을 차리지 않아도 한 그릇으로 충분하다(농촌진흥청 전통향토음식 자료).

자주 발생하는 문제

밥이 질게 됐어요. 다음엔 어떻게 하나요?
콩나물에서 나온 물까지 계산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콩나물은 수분이 약 90% 안팎으로 높아(국가표준식품성분표) 가열 중 물을 내놓는다. 다음번에는 밥물을 한 단계 더 줄이고, 손질할 때 콩나물 물기를 체에 밭쳐 충분히 빼 보자.
콩 비린내가 나요.
가열 중 뚜껑을 자주 열면 온도가 오르내려 콩나물이 고르게 익지 않고 비린맛이 남기 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뚜껑을 덮고 일정하게 익히는 것이 좋다는 조리 원리가 알려져 있다(농촌진흥청). 궁금해도 4단계에서는 뚜껑을 참아 보자.
콩나물은 얼마나 사두고 쓸 수 있나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싹·발아 채소를 구입 후 냉장 보관하며 가급적 빨리 섭취할 것을 권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 콩나물은 수분이 많아 쉽게 무르므로, 솥밥용으로는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 사서 쓰는 편이 식감과 향 모두 낫다.

오늘 저녁, 냉장고에 콩나물 한 봉지가 있다면 이 다섯 단계를 그대로 따라가 보자. 쌀 씻어 30분 불리고, 콩나물 물기 빼고, 밥물은 평소의 80%로, 강불에서 약불로, 마지막에 10분 뜸. 이 순서만 지키면 첫 시도에서도 질지 않은 솥밥이 나온다. 익숙해지면 굴이나 새우를 더해 응용할 수 있는데, 새우의 감칠맛을 살리는 요령은 통새우 솥밥 쪽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