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브런치식빵 만들기 — 폭신한 우유 식빵 발효와 굽는 법

식빵 만들기 — 폭신한 우유 식빵 발효와 굽는 법

목차

오븐 문을 열자 부풀어 오른 반죽이 황금빛 지붕처럼 솟아 있고, 손가락으로 옆면을 누르면 스펀지처럼 천천히 되돌아온다. 갓 구운 우유 식빵의 단면은 결이 세로로 길게 늘어서 있어 한 장을 찢으면 김이 모락모락 새어 나온다. 집에서 식빵을 처음 굽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은 반죽을 치대는 힘이 아니라, 발효를 ‘시간’이 아니라 ‘부피’로 읽는 감각이다. 폭신한 식빵은 결국 글루텐 그물망이 발효 기체를 얼마나 잘 가두느냐에서 갈린다.

1단계. 우유 식빵 재료를 체온 가까이 맞춘다.

우유 식빵은 물 대신 우유를 넣어 반죽에 부드러운 유지방과 단맛을 더한다. 강력분 250g, 우유 160g, 설탕 25g, 소금 4g, 드라이이스트 4g, 버터 25g이 1근(약 450g 완성) 기준의 표준 비율이다. 우유는 차가운 상태로 쓰면 이스트가 깨어나는 속도가 느려지므로, 35도 안팎으로 살짝 데워 손목 안쪽에 떨어뜨렸을 때 미지근한 정도로 맞춘다.

버터는 처음부터 넣지 않는다. 반죽이 어느 정도 뭉쳐 글루텐이 잡히기 시작한 뒤에 넣어야 유지가 글루텐 형성을 방해하지 않는다. 소금과 이스트는 서로 직접 닿으면 이스트의 활성이 떨어지므로, 볼의 반대쪽에 따로 떨어뜨려 담는 것이 안전하다.

2단계. 글루텐이 잡힐 때까지 치댄다.

가루와 액체를 한 덩어리로 모은 뒤 8~12분간 치댄다. 처음에는 끈적이고 손에 들러붙지만,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연결되며 점점 매끈하고 탄력 있는 표면으로 바뀐다. 버터를 넣은 직후에는 반죽이 다시 미끄러지고 풀어지는데, 이때 멈추지 말고 2~3분 더 치대면 유지가 고르게 스며들며 다시 한 덩어리로 모인다.

치대기가 끝났는지 확인하는 고전적인 방법이 ‘글루텐 막 테스트’다. 반죽을 조금 떼어 손가락으로 천천히 펴면, 찢어지지 않고 빛이 비칠 만큼 얇은 막이 만들어진다. 이 막이 만들어졌다면 발효 기체를 가둘 그물망이 완성된 것이다. 폭신한 우유 식빵의 결은 바로 이 단계에서 결정된다.

3단계. 1차 발효 — 시간이 아니라 두 배 부피로 읽는다.

둥글린 반죽을 기름을 살짝 바른 볼에 담고 젖은 면포로 덮어 1차 발효에 들어간다. 농식품올바로의 발효미생물 자료에 따르면 효모(이스트)는 전분이 분해된 당을 먹이로 삼아 발효를 일으키고 알코올과 향기 성분을 만들어 내는데, 이 과정에서 함께 발생하는 기체가 글루텐 그물망을 밀어 올려 반죽을 부풀린다.

27~30도의 따뜻한 곳에서 보통 40~60분, 반죽이 처음의 두 배로 부풀면 1차 발효가 끝난 것이다. 계절과 실온에 따라 시간은 크게 달라지므로, 시계보다 부피와 손가락 테스트를 믿는다. 검지에 가루를 묻혀 반죽을 깊게 눌렀을 때 자국이 천천히 절반쯤만 되돌아오면 적기다. 자국이 그대로 남으면 과발효, 금세 다 차오르면 발효 부족이다.

겨울철 발효 자리 만들기
실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계절엔 발효가 더디다. 오븐에 뜨거운 물 한 컵을 같이 넣고 문을 닫아 두면 25~30도의 습한 발효 공간이 만들어진다. 전자레인지에 물컵을 데운 뒤 그 안에 반죽 볼을 넣어 두는 방법도 효과가 같다. 단, 35도를 넘기면 이스트가 지치고 잡내가 날 수 있으니 너무 뜨겁게 하지 않는다.

4단계. 가스를 빼고 성형해 팬에 넣는다.

부푼 반죽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큰 기포를 빼낸다(펀치). 이 과정은 거친 큰 구멍을 잘게 흩어 균일하고 촘촘한 결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반죽을 2~3등분해 둥글린 뒤 10분간 덮어 휴지시키면 글루텐이 이완되어 밀기가 쉬워진다.

밀대로 타원형으로 밀어 가스를 한 번 더 빼고, 세 겹으로 접어 김밥 말듯 단단히 말아 식빵틀에 이음매가 아래로 가도록 넣는다. 우유 식빵 특유의 결이 세로로 길게 서는 것은 이렇게 말아 넣은 방향대로 발효 기체가 위로 솟기 때문이다.

5단계. 2차 발효 후 굽는다.

틀에 넣은 반죽을 다시 35~40분 발효시킨다. 반죽이 틀 높이의 8~9할까지 올라오면 굽기 적기다. 산봉우리처럼 둥근 윗면(산형)을 원하면 이 상태에서 굽고, 네모 반듯한 단면(각형)을 원하면 뚜껑을 덮어 굽는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5~30분, 윗면이 진한 황금빛으로 물들면 꺼낸다. 굽자마자 틀을 가볍게 내리쳐 충격을 주면 식으면서 옆면이 주저앉는 ‘허리 꺾임’을 막을 수 있다. 식힘망에 올려 완전히 식힌 뒤 썰어야 결이 뭉개지지 않고 깔끔하게 잘린다. 갓 구운 빵을 바로 자르면 속이 떡지기 쉽다.

자주 묻는 질문

발효가 안 돼요. 이스트 문제일까요?
이스트가 소금과 직접 닿았거나, 우유 온도가 너무 높아(40도 이상) 이스트가 죽은 경우가 많다. 또 보관이 오래된 이스트는 활성이 떨어진다. 미지근한 물에 설탕을 약간 풀고 이스트를 띄워 5~10분 안에 거품이 일면 살아 있는 것이다.
발효 온도는 몇 도가 가장 좋나요?
효모는 27~30도 안팎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활동한다. 더 따뜻하면 빨리 부풀지만 잡내가 날 수 있고, 추우면 더디지만 풍미가 깊어진다. 시간보다 ‘두 배 부피’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강력분 대신 중력분을 써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식감이 달라진다. 농촌진흥청 자료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글루텐 형성이 좋아 제빵 적성이 뛰어나다고 본다. 단백질이 적은 중력분은 그물망이 약해 덜 부풀고 결이 성글어지므로, 폭신한 식빵에는 강력분이 적합하다.
남은 식빵은 어떻게 보관하나요?
냉장 보관은 오히려 전분 노화를 빠르게 해 푸석해진다. 한 김 식힌 뒤 한 장씩 랩으로 싸 냉동하고, 먹을 때 토스터에 바로 구우면 갓 구운 식감에 가깝게 되살아난다.

우유 식빵은 손에 익으면 같은 반죽으로 모닝롤, 단팥빵까지 응용 폭이 넓다. 첫 도전이라면 오늘 강력분과 우유, 이스트만 준비해 ‘두 배 부피’를 눈으로 확인하는 발효 감각부터 익혀 보자. 한 번 결이 곱게 선 식빵을 구워 내면, 그다음부터는 계량보다 손끝 감각으로 빵을 읽게 된다.